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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영혼의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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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6 665

[경상시론]영혼의 음식
영적인 스승은 영혼에 자양분
종교와 정치적 이념을 떠나
영적인 스승과의 교감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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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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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미자 춘해보건대 요가과 교수 
 

음식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은 육체에 자양분을 준다. 마음에 자양분을 주는 음식은 감각과 연결되어 있다. 마음은 다섯 감각을 통해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위환경으로부터 어떤 자극을 얼마나 받는가에 따라 행복했다가도 불행하기도 한다.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과잉섭취할 경우 독이 될 수 있듯이, 지나친 자극도 마음을 고요하게 하지 못한다.

명절 연휴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까닭은 이러한 음식을 과잉섭취하였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명절증후군으로 마음이 피로한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명절에 가족들끼리 하지 않아야 하는 말, 나누면 좋은 말의 리스트가 미리 나왔건만, 피로한 사연들이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지켜지지 않은 모양이다.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야 하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봐야하는 감각은 마음을 괴롭히는 음식이다. 좋은 말을 듣고,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감각은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음식이다.

몸과 마음의 음식을 넘어 영혼의 음식이 있다. 영혼에 자양분을 주는 음식은 영혼의 가슴에 울림을 주는 영적인 스승들과의 만남이다. 지난 8월, 수많은 사람들의 주름진 가슴을 펴게 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러하다. 종교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종교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영성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종교는 가질 수도 있고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반드시 종교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영성은 있다. 종교는 선택의 개념이지만 영성은 존재의 개념이다. 종교의 교리는 다양하지만, 영성을 일깨우는 것에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가능하다.

16여 년 전, 인도의 요가성자를 모시는 요가세미나가 서울에서 열렸다. 세미나가 열릴 장소의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홍보용 포스터가 찢겨졌으며, ‘사탄은 물려가라’는 낙서가 있었다. 요즘은 덜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요가는 인도의 종교로 오해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던 터라 타 종교를 배척하는 누군가의 소행임이 틀림없다.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는 자신의 종교에는 신념을, 타 종교에는 존중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종교에서 영성을 다루고 있을지라도 타 종교에 대한 존중이 빠져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영성교육은 아닐 것이다.

교황의 방문을 통해, 사회가 건강하려면 영적인 스승과의 교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종교의 이념을 떠나서,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성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미 그 경지에 도달한 스승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한 만남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몇 해 전, 인도에서 달라이라마와의 짧은 만남은 그동안 체험하지 못한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고요한 울림이었다. 인도의 남쪽 께랄라 주에 거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암마가 있다. 암마는 그쪽 지방의 말로 엄마라는 뜻이다. 암마는 서구를 비롯하여 일본에서도 정기적으로 다르샨(법회)을 가진다. 당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수만 명이 되어도 일일이 한사람씩 가슴에 꼭 안아주는 허그 암마로 알려져 있다. 밤새도록 지칠 줄 모르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과 눈 깜짝할 포옹이지만 포옹을 한 후 돌아서는 사람들의 표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영성이 깨어날 때 사회질서와 도덕성은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교황의 광화문 시복식 때 수십만 명이 참여했지만 무질서, 쓰레기, 사고가 없었음을 보지 않았던가. 진정한 인성교육은 영성으로부터 시작됨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건강의 개념을 영적인 건강으로까지 확산시켰듯이 영적인 건강의 의미와 가치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으면 약간의 휴식으로 회복이 된다. 하지만 영성이 어둠속에 가려져 있다면 빛을 보지 않고서는 어둠을 알지 못하듯이 영적인 스승을 알지 못하고서는 영적인 건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이른바 영성이 깨어나려면 영적인 스승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를 떠나 영적인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러한 스승을 친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곽미자 춘해보건대 요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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